나의 <신혼여행> 취향, LA와 멕시코 여행(2) Los Angeles에서 1일차
비행 출발 시간을 오후 2시로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여유로웠다. 그리고 기내식 사진을 못 찍었는데, 대한항공 기내식 추천한다. 남편과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와인을 5잔 정도 계속 마시고 바로 잠드는 방법을 택했는데, 주류와 음료도 잘 제공된다. 중간에 누구 한 명이 컵라면을 먹었는데(컵라면도 무료이다), 라면 냄새는 금방 전염이 되서 하나 둘 라면을 먹기 시작하더니, 기내에 라면 냄새로 가득했다.
LA 에 도착하자마자, 입국심사 장소로 향했다. LA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고, 얼굴이 밝았다. 귀국할 때 경유한 뉴욕 공항 직원들과 비교하면 천사나 마찬가지였다. 뉴욕는 입국심사만 3시간 이상 걸렸고, 그 다음 비행기를 놓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으며, 직원들도 차갑기 그지 없었기 때문이다.
"안녕, 미국에는 왜 온거야?"
"신혼여행 허니문으로 왔어"
"축하해~ 좋은 시간 보내길 바래. 그럼 며칠이나 어디에서 머무르는거야? 여기에 아는 지인 있어?"
"아는 지인은 없고, 할리우드 거리 근처에 더가드프리호텔에서 3일, 칸쿤으로 넘어가서 5일 지낼거야"
"오, 미국에는 3일만 있는거구나. 그러면 있는 동안 뭐할거야?"
"야구 좋아해서 LA 다저스 스타디움 가서 야구 경기 볼거고, 유니버셜 스튜디오 가고, 해변에도 갈거야.
"그리고 또? 더 할 거 있으면 다 말해봐"
"음.. 오늘은 멜로즈 거리 가서 쇼핑하고, 선데이 플리 마켓 갈거야. 그리고 시간 되면 라끄마(LACMA, 로스렌젤레스뮤지엄) 가려고"
"그래, 다시 한 번 더 축하하고 좋은 시간 보내"
LA에서의 입국심사는 문제 없이 진행되었다. 공항 입구로 나오니, 버스와 차들 천지였다. 공항 게이트 쪽은 도로가 넓지 않은 것에 비해 차가 많기 때문에 항상 교통체증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한다. 따라서 택시가 게이트까지 올 수 없다. 셔틀 버스를 타고, 택시 탑승할 수 있는 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니 택시들이 모여 있는 구역이 나왔다. Lyft를 탈 지, 우버를 탈 지, 아니면 개인택시를 탈 지 결정하면 된다.
첫 날이기 때문에 개인택시를 택했다. 기사는 친절했고,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온 지 10년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LA에 있는 동안 가볼만한 관광지를 소개해줬다. 개인택시비는 앱으로 호출하는 택시비보다 1.5배 ~ 2배 정도 비싸게 느껴졌다.
1. 더 가드프리 할리우드 호텔
11시쯤 호텔에 일찍 도착했다. 데스크 직원은 무료로 얼리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아직 청소된 방이 없어서 1시까지 오면 방을 청소해놓겠다고 했다. 우리는 짐만 보관하고, 저녁 5시에 돌아올거니 천천히 해두어도 된다고 말하고 나왔다. 다시 돌아가니, 우리 짐을 방에다 옮겨놔 주었고, 신혼여행 축하 와인과 디저트도 있었다.
위치가 할리우드 거리 근처에 있고, 야구장이나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으로 이동하기에 위치가 좋은 호텔이다. 1층에 있는 바에서 오전에는 브런치, 저녁에는 술을 한 잔 할 수 있는데 분위기가 좋다. 직원들도 친절하다. 후기를 보니, 옥상에 핫한 클럽 같은 바가 있어서 시끄럽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우리가 머무는 동안 전혀 소음은 없었다. 우리는 심지어 이틀 연속 그 바에 올라가서 밤에 한 잔씩 했는데, 10명 내외 사람들만 있고 조용했다.
2. 멜로즈 선데이 플리마켓
멜로즈 거리에 있는 플리마켓이다. 멜로즈 거리에는 온갖 쇼핑할 수 있는 가게들이 모여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일요일에만 여는 선데이 플리마켓을 놓칠 수 없었다. 류준열 배우가 다녀갔다고 해서 유명해졌다. 1인달 5달러를 내고 입장이 가능하다. 한국인은 한 명도 볼 수 없었고, 정말 현지인들이 즐기는 장소로 느껴졌다. 각 디자이너들이 본인 물건을 가져와 팔고 있었고, 규모가 꽤 크고 넓어서 없는 물건이 없었다. 디자인도 다 다르고 개성이 넘쳐서 가져오고 싶은 게 한 두개가 아니었다. 그 중에서 간단히 핸드메이드 도자기 잔을 몇 개 구매했다.
개들도 함께 산책나와 돌아다니는데, 입장료를 받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북적이거나 너무 정신 없지 않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다. 한 쪽에서는 음악 공연과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한국의 밤도깨비 야시장처럼 푸드 트럭들이 줄지어 있다. 커피부터 주스, 샌드위치, 비건 음식, 일식, 바베큐 등 다양하다. 우리는 이 곳에서 첫 끼를 헤치웠다.
3. 산타모니카 비치
LA하면 해변을 빼놓을 수 없다. 서쪽 해변이 LA를 따라 쭉 늘어져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관광지는 산타모니카 해변이기에 여기로 향했다. 역시 우리는 모든 곳을 택시로 이동했다. 날씨가 좀 어둡기는 했지만, 해변이 끝도 없이 있기 때문에 그 모습이 놀라웠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고, 그 해변의 길이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놀이기구도 있고, 게임장, 펍 등이 있어 즐길 거리가 많다. 그런데 LA 가는 사람들에게는 산타모니카 비치 보다, 베니스 비치를 추천하고 싶다.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베니스 비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산타모니카 비치는 데이트 장소, 가족이 함께 오는 장소, 또는 관광지의 느낌이 더 강하고, 베니스 비치는 '진짜 LA를 느낄 수 있는 해변'이었다. 택시 기사들이나 LA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추천 스팟을 물었을 때 모두가 하나 같이 베니스 비치를 말했다.
우리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해, 첫 날은 이 쯤에서 마무리하고 호텔 바에서 한 잔 하고 쉬기로 했다. 20대에는 여기저기 핫플레이스 다 가보기에 바빴으나, 30대 들어서면서, 즉흥적으로 동네에 있는 카페에도 들어가보고, 택시 기사에 추천 받은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가보기도 하는 등 유연하게 바뀌었다. 여행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짜지 않은 덕분에, 한 곳 한 곳을 음미하고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