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일기

<제주도 여자 혼자 여행>, 금능&협재 해수욕장

by 인생탐험가 2023. 8. 18.

 

  11월 말, 제주도 출장 일정이 잡혔다. 2박 3일로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그렇다면, 토요일과 일요일은 굳이 바로 서울로 돌아올 필요 없이 제주도에서 보내고 오면 딱이잖아? 근 4년 간, 1년에 한 번씩은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그리고 5번째인 이번에는 처음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하기로 했다. 또 처음으로 하는 뚜벅이 여행이었다. 금능과 협재 해수욕장 주변에만 머물기로 했다. 그리고 이 코스를 강추한다!!!!! 매우 여유롭고 바쁘지 않으면서, 여자 혼자 뚜벅이로 알차게 다녀올 수 있다.

 

 

(금)요일

- 카페, 잔물결

- 숙소, 금능 이큐스테이 

- 한림공원

- 금능 해수욕장

- 저녁, 섬고래

- 맥주, 금능 반지하

 

(토)요일

- 브런치, 금능팬케이크하우스

- 협재해수욕장

- 소품샵 투어, 런던다락, 코앞에바다, 서쪽가게 등

- 저녁, 썬셋비치

 

(일)요일

- 공항

 

 

  출장 중 제공된 숙소는 제주도 WE 호텔이다. 5성급 호텔이고, 위치는 번화가에서는 떨어져 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시간 맞춰 탈 수는 있지만 배차가 많이 되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택시를 타는 게 편하다. 호텔 뷰가 좋고, 산책할 수 있는 길이 많아 좋다. 

 

 

  호텔 내 식당에서 점심과 아침 식사도 완료!

 

 

 

  저녁은 호텔 근처 해산물 식당에서 했다. 이 날 축구 경기가 있던 날이라, 출장을 함께 간 직장 동료와 숙소에서 한 잔 더!

 

 

 

 

(금)요일

- 카페, 잔물결

- 숙소, 금능 이큐스테이 

- 한림공원

- 금능 해수욕장

- 저녁, 섬고래

- 맥주, 금능 반지하

 

 

  본격적으로 혼자 하는 여행 시작이다. 이전에 제주도를 오면, 한 곳에 머무르기 보다는 여러 곳을 돌아다녔는데 작년에 함덕 해수욕장 근처에만 머무르면 지냈는데 좋았던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해변가 한 곳을 정해 지내기로 했다. 금능과 협재 해수욕장이 공항에서도 가깝기에 이 곳으로 정했다. 11월 말인데 제주도 날씨는 포근했다. 

 

 

   이번에는 머무는 숙소에서 힘을 뺐다. 근처 돌아다닐 작정이니, 아주 좋은 숙소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금능 이큐스테이라는 곳을 택했고, 오래된 모텔을 인수해 사장님께서 직접 리모델링한 숙소였다. 숙소를 선택할 때 '청결'만 하면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리뷰를 보고 선택했다. 기억하기로 숙박비는 1박에 5만원이었다. 매우 저렴했다. 위치도 딱 좋았다. 

 

 

 

  내부는 확실히 오래된 모텔을 개조했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깔끔했고 창문을 열면 바깥에서 바베큐를 먹을 수 있는 캠핑 존이 바로 보여서 안전 상의 이슈도 안심이 되었다. 1층에는 다양한 캠핑 용품과 식료품을 파는 곳도 있어 지낼 때 멀리 나갈 필요도 없다. 

 

 

- 카페, 잔물결

  숙소에 짐을 풀고, 근처 카페로 왔다. 잔물결이라는 카페인데, 이 근처에 '금능 카페', '협재 카페'를 검색하면 여러 카페를 볼 수 있다. 주택을 개조한 듯한 카페였고, 고즈넉하다는 표현이 딱인 곳이다. 바깥 풍경을 보면 힐링되고, 커피와 디저트도 맛있었다. 혼자 오는 여행객들도 카페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직 회사 업무가 남아 있어 카페에서 회사 업무를 마무리 했다. 테이블이 충분히 널찍하고 콘센트도 있어 빠르게 업무까지 마무리 했다. 

 

 

- 한림공원

  그리고 향한 곳은 한림 공원이다. 제주도는 뭐니 뭐니 해도 '자연'이다. 자연을 보고 가면 힐링이 된다. 고등학교 시절 한 친구가 'Feel the Nature'라는 이름을 붙여 산책 모임을 만들었는데, 제주도는 말 그대로 자연을 느끼기에 더할나위 없는 곳이다. 커다란 규모의 자연 공원이나 수목원을 혼자 와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여유롭게 산책하고 자연을 하나 하나 뜯어 볼 수 있다. 지인과 함께 갔을 때는 자연 그 자체를 느끼기 보다는 서로 사진 찍어주고 걸으며 대화하는 비중이 더 많았기에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림 공원 안에는 동굴이 있다. 동굴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가봐야지 했으나 혼자 그 안을 탐험하기에는 사실 무서웠다. 그 안은 차갑고 축축했고 어두웠고 좁았기 때문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포기했다. 

 

  한림 공원에서는 다양한 동물도 볼 수 있는데, 한 거북이가 뒤집어져 있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뒤집으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돌이키지 못하고 있었다. 거북이는 등껍질이 바닥으로 향하게 뒤집어 졌을 때 스스로 몸을 다시 뒤집기가 어렵고, 또한 오랫동안 그 상태로 있다보면 호흡하기가 어려워 질식사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몇 분 동안 거북이를 지켜보다가, 안 되겠다 싶어 한림공원 관리소 번호를 찾아 전화를 했다. 

 

  "동물 있는 구역에서 거북이가 뒤집어져 있는데, 한동안 몸을 못 뒤집고 발버둥 치는 것 같아서요. 거북이 계속 뒤집어져 있으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전화 드렸어요"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가서 확인해볼게요"

 

 

  해변가에 숙소를 정하면 좋은 것! 관광지를 갔다가 나오면 바로 바다가 보인다. 카페를 들어갔다가 나와도, 식당에 들어갔다 나와도 바다가 어디에서도 보인다. 협재 해수욕장 물이 매우 맑았다. 바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때쯤 바다를 배경으로 나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줄 동행이 없다는 것이 살짝 아쉬워지는 순간이었지만, 대신에 풍경을 사진으로 가득 담았다. 

 

 

- 저녁, 섬고래

  숙소로 복귀해, 푹 쉬고 저녁에 다시 나와 섬고래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1인 혼술을 위한 메뉴도 따로 있어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내가 갔을 때도 혼술하는 사람이 두 명 정도 보였다. 덮밥과 회, 맥주 한 잔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이다. 

 

- 맥주, 금능 반지하

  제주도에서 혼자 보내는 첫 날이었고, 숙소도 바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워 근처 맥주 한 잔을 더 할 곳을 찾았다. 멀지 않은 곳에 금능 반지하라는 곳이 있었고, 야외에서 맥주 한 잔 하며 밤바다를 볼 수 있다고하여 바로 향했다. 혼자 하는 여행의 묘미는 미리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리뷰를 보고 그 때마다 내 마음에 드는 곳을 갈 수 있으니 좋다. 

 

  제주도에서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어딜 가나 개들이 있다는 것이다. 카페를 가도, 식당을 가도, 개들이 있었다. 개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반가운 일이었다. 금능 반지하에서는 너무 귀여운 시바견을 만났다. 단골 손님들이 와서 산책도 시켜주는 것 같았다. 

 

  제주도에서 좋았던 점 두번째는, 사람들이 좋았다.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딜가나 사람을 경계하게 되는 요즘, 제주도에서 사람들의 따뜻함을 느꼈다. 커다란 유리병 가득 담아주는 페일 에일 맥주를 들고 야외에 앉았다. 그곳에 있던 한 분께서 말을 걸어주셨다.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오고간 대화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한 잔 하고 이제 가려고 하는데, 혼자 온 내가 신경 쓰이셨는지 가게 사장님께서 과일이라도 더 먹고 가지 않겠냐고 하셨다. 

 

  그렇게 숙소에 들어가는 데, 귤을 실은 트럭을 만났다. 트럭 옆에 서서 두 분께서 대화를 나누고 계시다가 나를 보시더니 귤 좀 가져가라고 주셨다. 제주도에는 귤이 많다지만 인심이라는 걸 오랜만에 느꼈다. 

 

  "귤 좀 가져가요"

  내 손에 귤을 몇 개 쥐어주셨다. 

  "한 번만 주면 인심 없으니까 이것도 더 가져가요"

  하면서 귤을 한 줌 더 쥐어주셨다. 나는 숙소에 들어가 귤을 까먹었고, 서울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혼자 여행하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다. 

 

 

 

 

(토)요일

- 브런치, 금능팬케이크하우스

- 협재해수욕장

- 소품샵 투어, 런던다락, 코앞에바다, 서쪽가게 등

- 저녁, 썬셋비치

 

  나의 사랑 브런치!!! 호텔에 가면 아침에 먹는 조식을 좋아하고, 늦잠 자고 애매한 시간에 일어나는 주말에는 브런치 먹는 것을 좋아하기에, 이 날은 팬케이크 하우스라는 카페로 향했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 얼마나 고마웠던지. 역시 여기도 들어서자마자 개들이 있었다. 사장님은 개들이 있는 것이 괜찮냐고 물으셨고, 나는 좋아한다고 답했다. 얼마 후, 어린이 손님이 몰려와 사장님은 개들을 분리되는 별도 공간에 넣어두시긴 했지만, 저 강아지는 누가봐도 사람을 좋아하는 게 보였다. 내가 자리에 앉아있으니, 주변에 왔다갔다 했고 나도 눈을 맞추니 다가와서 반갑다고 침을 묻히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안돼. 가만히 있어'라고 했고, 이내 사장님 근처에 엎드려 나를 멀리서 쳐다보기만 했다. 

  아! 그리고 팬케이크 너무 맛있다!!!

 

 

 

  브런치 든든히 먹고 나오니 또 다시 바다. 

 

 

  해수욕장을 본격적으로 걸었다. 이 곳에서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부 구역은 캠핑으로 오염된 토지 회복이 필요하다며 출입이 막혀있기도 했다. 

 

 

 

  해변을 따라 곳곳에 있는 소품샵을 따라 걸었다. 소품샵 투어는 하단 별도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https://thank-for-today.tistory.com/entry/%ED%98%91%EC%9E%AC%EC%86%8C%ED%92%88%EC%83%B5

 

나의 <협재 해수욕장 소품샵> 취향, 런던다락, 코앞에바다, 서쪽가게

제주도를 간다면 한 해변가에 쭉 머무르는 것도 제주도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5년 간 매년 제주도를 갔다. 그럴 때마다 동쪽, 서쪽, 남쪽 부근에 머무르며 돌아다니곤 했는데

thank-for-today.tistory.com

 

 

 

 

- 저녁, 썬셋비치

  열심히 소품샵 투어를 하고 나니 배가 고팠다. 근처 카페에서 잠시 휴식하고 저녁 먹을 식당을 찾았다. 협재 해수욕장 근처에는 카페가 많으니, 검색해서 마음에 드는 곳을 가면 된다. 

  제주도에 가면 항상 노을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노을을 보기에 너무 좋은 곳이다. 서울에서는 높은 건물들 사이로 넘어가는 해를 볼 수 있지만, 제주도에서는 바다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해를 오래도록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을을 볼 수 있는 식당을 찾았고, 이 식당은 이름부터 썬셋비치였다. 저녁을 먹고 일몰 시간이 되니 해가 지기 시작했다. 

 

 

 

  피맥 한 잔 후, 숙소로 돌아가는 데 밤하늘은 보라색이 되어 그 모습대로 예뻤다. 

 

 

 

 

(일)요일

- 공항

  월요일은 다시 출근인 직장인이기에, 오후 시간대 비행기를 예약했다. 여유롭게 나와 해수욕장 한 번 더 걸어주고, 공항으로 향했다. 면세점도 야무지게 구경하고 내가 좋아하는 꼬냑과 포트와인 살까 말까 고민하다 절제하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