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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나의 <협재 해수욕장 소품샵> 취향, 런던다락, 코앞에바다, 서쪽가게

by 인생탐험가 2023. 7. 27.

  제주도를 간다면 한 해변가에 쭉 머무르는 것도 제주도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5년 간 매년 제주도를 갔다. 그럴 때마다 동쪽, 서쪽, 남쪽 부근에 머무르며 돌아다니곤 했는데, 재작년에는 함덕 해수욕장 근처에만 있었고, 작년에는 협재 해수욕장에만 머무르며 근처를 좀 더 오래 보고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았다. 

 

  어느 지역에 가든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소품샵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전시회 가는 것처럼 일상에서 많이 접하지 않은 물건들을 보러 가는 것 같아 좋기도 하고, 특히 빈티지 샵을 간다면 구멍이 나도 애착이 가는 오래된 내 잠옷처럼 빈티지하고 세월을 지나온, 유행을 타지 않는 물건들만의 매력이 있어 애정이 간다. 

 

  협재 해수욕장을 따라 10개가 넘는 소품샵이 있다. 그 길을 따라 소품샵 투어만 가도 3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그 중에서도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들을 팔지 않는 곳을 위주로 들렸다. 꼭 여기가 아니어도 다른 소품샵에 가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물건들을 파는 곳이라면 피했다. 예를 들면, 한라봉 모자, 제주도 풍경의 메모지와 엽서 등을 파는 곳은 굳이 협재 해수욕장이 아니라 공항에 가도 얼마든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 런던 다락

 

  런던 다락은 '제주도 서쪽 협재바다에 위치한 작은 유럽 플리마켓'이라고 소개한다. 들어가면 정말 플리마켓에 간 것처럼, 동네 사람들이 집에서 플리마켓에 내놓을 물건을 가지고 천막 부스를 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건은 가정집에서 쓰기에 좋을만한 것들이 가득하고, 화장실 용품, 서재 용품, 다이닝 용품 등, 아주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그 종류가 다양하다. 흔하지 않은 빈티지한 물건들로도 가득해 천천히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만약 여길 들렸을 때, 나만의 집이 있었다면 나는 폭풍 쇼핑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2. 코앞에바다

 

  사랑스러운 공간이다. 대형견 한 마리도 함께 있었는데, 덩치는 크지만 사랑스러운 녀석이었다. 소품샵 사장님께서 강아지는 안에 있는 공간에 넣어두고 칸막이로 막아두셨기 때문에 무서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다가오지 못하게 하셨다. 구옥을 개조해 소품샵으로 만든 공간이기 때문에 안방, 작은방 등의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한 쪽 방으로 들어가면 테이블 웨어와 다이닝 용품들이 있고, 다른 한 쪽 방에 들어가면 드레스룸이 있어 빈티지한 옷들을 구경할 수 있다. 악세서리와 일반 인테리어 용품 등 그 종류가 다양한데, 하나 같이 소품들의 컨셉이 '사랑스러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물건 하나하나가 귀엽고 아기자기하다.

 

  자석이 너무 예뻤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어서 저 앞에서만 한참을 고민했다. 회사에서는 자석을 많이 쓰니까, 저 자석 하나만 내 책상 벽면에 붙어있어도, 일 할 때 스트레스 해소 용품이 하나 추가가 되는건데, 나중에 내 집이 생기면 그 집에 붙여놓으면 딱일 것 같은데, 하는 생각들을 여러번 했다. 여기서 가디건 하나를 샀는데, 아직까지도 매우 잘 입고 있다. 

 

 

 

 

 

 

 

 

3. 서쪽가게

 

  서쪽 가게는 박물관 같다. 입장하기 전 문을 볼 때부터 설레인다. 마치 해리포터 호그스미드에 있는 하나의 상점에 들어간다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들어서면 박물관 관람이 시작되는 것 같다. 어떻게 이런 물건들을 한 데 모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쪽 가게 소개글을 보면 주인장의 깊은 생각들도 엿보인다. 친환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 끝에, 정성스레 만들어 오랫동안 사랑받고 쓰이는 물건들과 가볍게 소유하고 버려지는 물건의 차이를 생각해보고 비교한 끝에, 낡고 투박하지만 소중하게 사용될만한 물건들을 모았다고 한다. 이러한 철학이 가게에 잘 반영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1층 부터 3층 까지로 되어 있고, 1층에는 오래된 수납장, 악세서리, 시계 등이 있고, 2층에는 각종 잔과 그릇, 다이닝 용품들이 있다. 3츠에는 스피커와 향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용품들, 기타 인테리어 소품들이 있다. 오래된 만큼 전세계에서 온 물건들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작은 스푼일지라도 소재, 디자인, 마감 등이 모두 달라, 작은 공간이지만 하나 하나 섬세하게 뜯어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나도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빈티지의 매력을 느끼고 하나씩 모으고 있는데,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에 검색해도 절대 똑같은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또 그 물건 만의 매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내가 이사 갈 때 물건을 덜어내고 비워내야 한다면 버릴 물건 100순위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정도로 오래 간직해도 좋은, 넓지 않은 나의 공간 하나를 내어줄만큼 가치가 있다.

 

  길거리를 지나다가 '반지 하나 살까?'해서 '이거 예쁘다'하고 산 물건은 금방 잊혀진다. 몇 개월 쓰지 못하고 금방 잃어버려도 별 타격이 없기도 하다. 그에 반해 내가 구매한 어떤 물건은 30년 전에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그 오랜시간 동안 한 명일지 두 명일지 몇 몇의 사람의 손을 거쳐 세월의 떼가 탔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빛을 내는 쓸모 있는 물건도 있는 것을 보면 물건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마지막은 제주도 협재 해수욕장 근처 풍경을 공유하기로 한다. 조용하고 느긋하게 제주도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협재 해수욕장을 강추한다. 맛집과 좋은 카페, 산책하기 좋은 해변가, 구경거리가 많은 소품샵 등 즐길거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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